성경 속 인물들에게 클리프턴스트렝스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 오늘날 갤럽이 말하는 강점의 특징을 떠올려 볼 수는 있습니다. 이번 글은 ‘정리(Arranger)’라는 렌즈로 느헤미야의 삶을 함께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정리(Arranger)는 단순히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갤럽이 말하는 정리는 사람, 자원, 시간, 역할을 가장 적절하게 배치하여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강점입니다. 정리 테마를 가진 사람은 복잡한 상황일수록 오히려 에너지를 얻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할 때 누가 어떤 역할을 맡으면 가장 효과적인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겨도 당황하기보다 새로운 방법을 찾아 사람과 자원을 다시 연결합니다.
예루살렘 성벽은 오랫동안 무너져 있었습니다. 성벽이 무너졌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질서와 안전이 무너졌다는 뜻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느헤미야는 곧바로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밤에 성벽을 둘러보며 현장을 살펴보았습니다. 자원을 충분히 살펴본 후 그는 사람들을 조직하기 시작했습니다.
“밤에 일어나 두어 사람과 함께 나갈새… 내가 예루살렘을 위하여 무엇을 하게 하셨는지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아니하고…밤에 골짜기 문으로 나가서… 예루살렘 성벽을 살펴본 후…”(느헤미야 2:12-15)
느헤미야 3장을 보면 제사장은 성전 근처를 맡고, 금장색과 향품 장사, 레위인과 각 가문이 자신들의 구역을 맡아 성벽을 재건합니다.
“대제사장 엘리아십과 그의 형제 제사장들이 일어나 양문을 건축하였고…” (느헤미야 3:1)
성경은 계속해서 “그 다음은…” 이라는 표현을 반복합니다. 각 사람이 자신의 자리를 맡았기에 성벽은 하나의 공동체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진행되는 중 산발랏과 도비야가 공격을 시작합니다. 느헤미야는 즉시 조직을 다시 세웁니다.
“그때부터 내 종자의 절반은 일을 하고 절반은 창과 방패와 활과 갑옷을 가졌으며…건축하는 자와 짐을 나르는 자는 각각 한 손으로 일을 하며 한 손에는 병기를 잡았더라.” (느헤미야 4:16-17)
정리 테마는 동시다발적인 일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강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느헤미야의 뛰어난 조직력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먼저 기도하는 지도자로 다듬으셨습니다. 예루살렘의 소식을 들은 느헤미야는 곧바로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먼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내가 이 말을 듣고 앉아서 울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여.” (느헤미야 1:4)
정리 테마를 가진 사람은 해결책이 빨리 보이는 만큼 먼저 움직이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느헤미야에게 기도가 계획보다 먼저라는 사실을 가르치셨습니다. 또 하나님은 그의 관심을 성벽에서 공동체로 옮기셨습니다. 성벽이 완성된 후 느헤미야는 공사를 끝낸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백성들을 모아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했습니다.
“온 백성이 수문 앞 광장에 모여…” (느헤미야 8:1)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느헤미야 8:8)
하나님께서 세우고자 하셨던 것은 튼튼한 성벽이 아니라, 말씀 위에 세워진 공동체였습니다. 정리는 시스템을 만드는 능력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시스템이 사람을 살리고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는 도구가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하는 사람보다, 사람들을 함께 세우는 사람을 사용하십니다. 느헤미야는 성벽을 혼자 쌓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도록 도왔고, 각자의 역할이 하나로 연결되도록 이끌었습니다. 그래서 52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성벽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성벽 역사가 오십이 일 만인 엘룰월 이십오일에 끝나매.” (느헤미야 6:15)
정리는 눈에 띄는 강점이 아닙니다. 그러나 공동체가 건강하게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입니다. 하나님은 느헤미야를 통해 뛰어난 건축가를 세우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여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지도자를 세우셨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뛰어난 조직력을 먼저 보시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을 통해 사람을 어떻게 세우는지를 보십니다.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기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효율을 높이는 것보다 사람을 세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자리를 남겨 두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당신의 정리는 모든 것을 통제하기 위한 능력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공동체를 함께 세워 가도록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사람들을 연결하십시오. 그때 정리는 단순한 조직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지혜로 열매 맺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