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밤 11시.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집 안은 조용했고, 각자 자기 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A씨는 노트북을 닫으며 의자에 등을 기댔다.
오늘 해야 할 일은 모두 끝냈다.
많았던 체크리스트는 전부 지워져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그때, 성취씨와 지적사고씨가 이 하루를 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성취
오늘 할 일, 전부 했잖아.
회의도, 미팅도, 연락도.
내일로 미룬 건 하나도 없어.
오늘은 잘 산 하루야.
지적사고
한 건 맞아.
근데 왜 마음이 복잡해?
성취
피곤해서 그렇겠지.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해낸 거야.
사람들이 기대한 건 다 해줬고, 결과도 나왔어.
지적사고
그 결과가…
너한테는 어떤 의미였어?
성취
의미까지 꼭 있어야 하나?
오늘은 ‘끝낸 것’으로 충분한 날이야.
일단 해내야 다음이 있지.
지적사고
난 오늘 네가 너무 많이 반응만 한 것 같아.
요청에, 일정에, 메시지에.
근데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있었어?
성취
지금은 질문보다 실행이 필요한 시기잖아.
생각만 하다 하루 보내면, 아무것도 안 남아.
지적사고
맞아.
근데 생각 없이 쌓인 하루는
나중에 왜 이렇게 살았는지 모르게 만들어.
성취
그래도 오늘은 성과가 있었어.
비어 있는 리스트를 보면 마음이 놓여.
지적사고
나는 오히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질문들이 남아서 잠이 안 와.
성취
그럼 오늘은 실패한 하루라는 거야?
지적사고
아니.
다만, 완료된 하루와 이해된 하루는 다를 수 있다는 거야.
A씨는 침대에 누웠다.
눈은 감았지만 머릿속은 조용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는 분명히 많이 해낸 하루였다.
하지만 어떤 하루였는지 설명하기는 어려운 하루이기도 했다.
성취를 선택한다면
오늘 할 일을 다 끝냈다는 사실이 하루의 가치를 증명해 줍니다.
비워진 체크리스트는 내가 성실하게 살았다는 증거입니다.
지적사고를 선택한다면
오늘을 통해 무엇을 생각했고, 무엇을 이해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질문이 남은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은 하루일 수 있습니다.
정거장의 한 마디
성취는 묻습니다. “오늘 무엇을 해냈습니까?”
지적사고는 묻습니다. “오늘 무엇을 이해했습니까?”
어떤 하루는 해낸 것으로 충분하고,
어떤 하루는 이해되지 않으면 잠들 수 없습니다.
당신의 오늘은 어떤 질문에 더 가까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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