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vigate_before
navigate_next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20251214 함께지어져가는교회 설교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마태복음 6:9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저는 2001년 1월 26일에 대전육군훈련소로 입대를 하였습니다. 참 생각이 많을 때였고, 뒤늦은 사춘기처럼 방황을 하는 시기였습니다. 미래에 대한 염려와 현실에 대한 암담함, 교회 밖을 벗어났을 때의 나의 초라함이 맞물리면서 정신없이 군대를 가게 되었습니다. 선배들의 군대 이야기를 듣고 갔지만, 각자 다른 형식의 군생활이고, 부대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마다의 군생활의 추억이 대부분 과한 상상력과 허구가 섞여있기에 믿을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군생활이 시작되는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군복을 갈아입고, 언어를 통일하고, 제식을 갖추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시작된 훈련은 바로 정신교육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군대의 정의와 목표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복무신조를 외워야 했습니다. 내가 이곳에 있는 목적과 훈련의 목적을 아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고 하십니다. 7절의 말씀처럼 이방인과 같이 주문 외우듯 중언부언 하지 말라고 하시며, 모든 필요와 쓸 것을 우리 하나님은 아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면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누가복음 11장 1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제자 중 하나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요청합니다. 세례 요한은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쳤는데, 우리에게도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당시 1세기 유대인들의 기도는 대부분 공동체 중심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루 3회 아침, 정오, 저녁으로 18개의 축복문을 서서 드리는 아미다 기도, 신명기 6장 4절의 말씀을 인용하여 매일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쉐마 기도와 공동체 회당 기도를 드렸습니다. 모두 공동체 중심의 회중 기도입니다. 제자들도 이런 형식에 익숙하였기 때문에 예수님께 이전의 기도를 대신할 기도의 양식을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기도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우리가 기도해야하는 대상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가 바로 하늘에 계시다고 하십니다. 하늘은 어떤 의미일까요? 멀고도 가까운 곳입니다. 직접 닿을 수 없는 곳이지만, 어디서나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유대인들은 하늘을 신령한 곳으로 여겼습니다. 또한 하늘은 하나님의 왕좌와 통치, 권세를 상징합니다. 하늘 보좌에서 우리를 바라보시고, 모든 열방을 통치하시는 분이십니다. 때문에 ‘하늘에 계신’ 이란 기도의 시작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동시에 하나님의 통치를 구하는 선포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나의 뜻과 생각을 관철시키는 것이 아닌, 높으신 하나님의 통치 아래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나의 삶을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기도의 시작인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분이 바로 우리 아버지이십니다. ‘우리’ 라고 한 이유는 주기도문은 회중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모여 읊조리고 선포하는 기도입니다. 개인적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필요와 제목 위해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기도문은 하나님 앞에 공동으로 드리는 기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후의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는 주어가 ‘우리’입니다.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는 모든 성도가 함께 기도할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인 것이죠. 공동체가 함께 나아가야할 목표와 방향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또한 이 기도는 특별한 누군가만 취하는 기도문이 아닌, 자격 없는 자까지도 오직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이 할 수 있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 1장 12절에서 ‘영접하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 고 하셨습니다. 또한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4장 6절에서 ‘너희가 아들이므로 하나님이 그 아들의 영을 우리 마음 가운데 보내사 아빠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느니라’ 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기도의 시작은 이렇게 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분은 바로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이십니다. 하지만 이 기도문의 시작은 매우 파격적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를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이며, 감히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칭할 수 없었는데,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말씀하십니다. 영접하는 자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면서도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셔서 갈라진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회복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의 시작은 우리의 정체성을 알리는 선언입니다. 열방을 통치하시고 다스리시는 높으신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다는 것이며, 우리는 주의 자녀라고 선포하는 것이죠. 아들의 권세를 가진 자들이 아버지께 구하는 기도인 것입니다. 우리의 선행이나 고행, 자격이나 조건으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자녀이기 때문에 구하는 기도인 것입니다. 당연히 하나님 앞에 올려지는 기도이며, 하나님이 들으실 수 밖에 없는 기도입니다. 자녀들의 기도를 외면할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설령 부모는 자식을 잊는다 하더라도 우리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들으시고 살피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기도는 회복된 관계인 우리의 영적인 아버지이신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며, 내가 어떤 권세로 구하는 기도인지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기도의 시작은 하나님이 누구이시며, 내가 누구인지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하라고 하시며, 하나님 아버지께 자녀된 우리가 기도하는 것이라고 하십니다. 간혹 우리는 우리의 기도가 나의 마음을 시원케 하기 위해, 행여나 들어주실까 하여 지극정성을 다해야 들어주실 것처럼 할 때가 있습니다. 아닙니다. 우리의 기도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들어주십니다. 자녀의 고백이며 선포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저는 행정업무를 위해 많은 서류들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발신자가 누구며 수신자가 누구인지 꼼꼼히 체크해야 하고, 혹시 틀린 것은 없는지, 누군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조심스럽게 절차를 밟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내는 서류들을 받는 이들이 저와는 아무 관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의 기도는 반드시 하나님 앞에 올려지는 기도입니다.

주기도문은 하나님 앞에 드리는 자녀된 우리의 기도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주기도문을 계속 읽고 선포하겠지만, 길지 않습니다. 모든 절차를 우리 예수 그리스도께서 밟으셨고, 우리는 예수님이 이루신 그 놀라운 권세를 가지고 주앞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는 먼저 내가 누구인지, 내가 기도하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비단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기도문을 말하고 있지만, 주기도문은 기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기도의 본질은 기도하는 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며, 누구를 향해 기도하는 것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최근 저의 기도를 살펴보니, 이 부분이 많이 생략되어 있었습니다. 나의 바람과 소원, 염려와 근심들을 늘어놓는 기도였습니다. 물론 그런 기도가 나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의 기도 안에 생략되었던 부분들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내가 기도를 드리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나열해 보았습니다.

1) 하늘에 계시고 내 안에 계신 아버지
2)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셔서 언제나 선하게 인도하신 신실하신 아버지
3) 나의 생각보다 크시고 나의 간구하는 것보다 넘치도록 역사하시는 아버지
4) 나를 누구보다 사랑하시며 변치 않는 사랑으로 품으시는 아버지
5) 지금도 나와 함께 계시며 나와 동행하시는 아버지
6) 내 아버지 되시며 친구 되시는 하나님
7) 내 눈물을 닦으시며 내 고통을 잘 아시는 하나님

나열하고 보니, 제게 너무 좋으신 아버지이심을 다시 깨닫습니다. 기도하기 이전에 기도할 마음이 생기는 분이십니다. 대화를 나누고 계속 함께 있고 싶은 분이십니다. 주기도문의 시작은 아름다운 초대장 같습니다. 하나님 제가 주님께로 갑니다 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기도는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교제의 시작이며, 대화의 시작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교회 공동체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을 가르쳐주시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의 시작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의 기도를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이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고백하십시오. 그 분께 드리고 싶은 기도가 생기지 않으시나요?

우리 잠시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함께 기도합시다.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선포합시다. 글로 적어봅시다. 그렇게 하나님과의 아름다운 교제가 시작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