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3 참빛교회 오후 예배 설교
바다로 가라
마가복음 3:7-12
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바다로 물러가시니 갈릴리에서 큰 무리가 좇으며
8 유대와 예루살렘과 이두매와 요단강 건너편과 또 두로와 시돈 근처에서 허다한 무리가 그의 하신 큰 일을 듣고 나아오는지라
9 예수께서 무리의 에워싸 미는 것을 면키 위하여 작은 배를 대기하도록 제자들에게 명하셨으니
10 이는 많은 사람을 고치셨으므로 병에 고생하는 자들이 예수를 만지고자 하여 핍근히 함이더라
11 더러운 귀신들도 어느 때든지 예수를 보면 그 앞에 엎드려 부르짖어 가로되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니이다 하니
12 예수께서 자기를 나타내지 말라고 많이 경계하시니라
사랑하는 참빛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선교헌신예배에 말씀을 전하게 된 것은 제게 큰 영광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박영철 목사님께서 말씀을 부탁하셨을 때 저는 즉시 승낙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스스로 선교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는 가운데 주님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자격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같은 사람도 들어 쓰시는 은혜를 증거하라.” 오늘 이 시간은 ‘잘난 사람이 선교를 말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부르심 앞에 정직하게 서서, 나같은 사람도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함께 바라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 예배가 여러분 모두가 선교의 자리, 부르심의 자리로 다시 걸어 들어가는 결단의 시간이 되길 축복합니다.
오늘 성경 본문 7절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바다로 물러가셨다고 합니다. 물러가셨다는 말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전의 상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회당에서 손 마른 자를 낫게하셨습니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이 안식일에 사람을 낫게한 것을 가지고 고소할 명분을 찾고 있었습니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악한 술수입니다. 회당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며 거룩하고 신령한 곳이어야 하는데, 손 마른 자가 고통 가운데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의로움만을 나타내고 율법만을 고수하였던 무리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살리는 것과 죽이는 것 중 무엇이 옳으냐고 말씀하셨지만, 오히려 바리새인들과 헤롯당은 이전에 원수였던 자들이 이제는 한 편이 되어 예수님을 죽이고자 하였습니다. 때문에 예수님은 그들과 엮이지 않기 위해 바다로 가셨습니다.
유대인들이 말하는 바다는 갈릴리 바다입니다. 사실 갈릴리 바다는 호수이지만, 파도가 칠 정도로 넓은 곳이어서 바다라고 불립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바다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성경적 관점에서 바다는 혼돈과 어둠의 상태입니다. 하나님이 태초에 수면 위에 운행하신다는 것도 혼돈과 무질서 위에 있었다는 것이죠. 또한 바다는 경계를 뜻합니다. 육지의 끝이며 이방과의 경계를 말합니다. 바다로 물러가셨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혼돈과 무질서, 이방으로 가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당은 유대인만 올 수 있는 곳이며, 율법 아래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바다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며, 율법이 아니어도 유대인이 아니어도 이방인들이 머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7절의 큰 무리가 좇는다고 하며, 그들이 누구인지 8절에 말하고 있습니다. 허다한 무리가 예수님의 하신 큰 일을 듣고 모이기 시작합니다.
성경 어디에도 예수님의 하신 큰 일을 듣고 회당으로 모였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예수님이 계신 곳, 들과 바다와 산으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회당 중심의 당시의 체계를 흔드는 일이었습니다. 바다로 물러가셨다고 하지만, 예수님은 바다로 나아가신 것입니다. 사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저는 매우 찔림을 느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 가진 모세의 율법과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권위를 지키기 위해 회당 안에서조차 손 마른 자나 귀신 들린 자를 돌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말씀은 오직 회당 안에서만 있었으나, 그 말씀은 효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말씀이 육신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세상으로, 바다로 나가셨습니다. 저도 동일한 오류를 범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목사로, 모태 신앙으로 저는 교회의 경계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세상을 경험하지도 세상으로 나아갈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개인적 경험 소개)
전도와 선교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선교단체에서 섬겼던 사람으로, 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4월에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교회에서 사임하였습니다. 열매와 보람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사랑하는 동역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게 꼭 필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 그동안 제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할 수 없다고, 이미 교회 일로 바쁘다고, 나는 전하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고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읽고 예수님을 알아갈수록, 예수님은 가서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세례를 베풀고,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전히 회당 안에 머물러 있는 바리새인과 같이 능력 없는, 사랑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바다로 가셨습니다. 세상으로 가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바다로 가려 합니다. 어둡고 무질서한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곳으로 가려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고,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자들이 있는 그러나 병들고 아파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려합니다. 저는 내년에 개척을 꿈꾸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막막했습니다. 나랑 같이 할 사람들이 있는지, 누구랑 함께 해야 하는지, 회당을 어떻게 꾸며야 하는지 등등 제 관심은 오로지 회당, 예배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님 앞에 나를 살피고 나의 마음의 중심을 살피며 나의 시선이 회당이 아닌, 바다로 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바다로 나가고자 합니다.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기독교 모임이 아닌, 종교 행사가 아닌, 그들이 모이는 곳으로 가고자 합니다. 없다면 제가 그 모임을 만들어서라도 그것이 당장의 결실을 맺지 않아도, 가려 합니다.
교회가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춰야 선교할 수 있다는 속삭임이 제 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입니다. 선교는 물질과 재능이 있어야만 하는 고차원적인 은사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지상명령입니다. 전하는 것이죠. 가르치는 것이죠. 그리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삶으로 증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증인으로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과 하실 일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증인은 증거해야 증인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 증언할 일보다는 아직 모르는 사람에게 증언을 해야 진짜 증인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 본문에는 11절의 말씀에는 귀신들이 어느 때든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부르짖었습니다. 귀신들은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높으신 예수님의 권위 앞에 엎드릴 수 밖에 없고 예수를 부르짖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증인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증인은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귀신들에게 자기를 나타내지 말라고 경계하십니다. 귀신들은 진실을 알아도 그대로 살아내려는 존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할 수 있으나, 변하지 않는 존재인 것이죠.
예수님은 우리를 증인으로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살기 원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예수님이 원하시는 자들을 산으로 부르십니다. 함께 있게 하시고 병을 고치고 귀신들을 내쫓는 권세를 주십니다. 제자로 부르시는 것이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바다와 산과 들과 광야로 예수님이 필요한 자들에게, 어둠 속에 있는 자들에게 나아가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은 회당 안에 머물지 않으셨습니다. 혼돈과 어둠, 경계 밖으로 나아가셨습니다. 오늘 우리 참빛교회도 그 부르심 앞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바다는 어디입니까? 여러분의 일터가 바로 바다입니다. 여러분의 가족과 이웃이 바다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이 바다입니다. 오늘 하나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은 단순합니다. “바다로 가라.” 예수님이 가신 곳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회당 안에서만 머물던 신앙을 내려놓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회당 중심의 신앙에 머무르지 않게 하시고 바다로 나아가신 예수님을 따르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도 예수님처럼 세상 속으로 들어가게 하옵소서. 아픈 자들이 기다리는 자리로,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로, 선교의 자리가 필요로 하는 그곳으로 보내주소서. 주님, 우리 참빛교회를 ‘바다로 나아가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