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애통하는 자를 통하여 – 함께지어져가는교회 8월 17일 오전예배
마태복음 5:1-4
5:1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5:2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5:3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5:4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제가 어렸을 때에는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이 얼마나 영양 있고 정성 들인 것인지 몰랐습니다. 그때에는 분식과 과자, 인스턴트 식품들이 참 좋았는데, 그것들은 제가 크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리기만한 저는 군것질을 일삼았고 그럴 때마다 헛배가 불렀기에 밥을 잘 먹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부모님은 안타까워 하셨고, 저는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의 가치를 몰랐습니다. 배가 불렀던 것이죠. 진짜 영양이 아닌, 그저 입맛에 좋은 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들만 먹기 좋아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제게 필요한 진짜 영양을 갈급하지 않고, 당장의 배가 부른 것에 만족했던 것입니다.
많은 이들을 행복을 꿈꿉니다. 행복이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다를 것입니다. 돈 벌고 성공하는 것, 더이상 먹고 살 궁리를 하지 않는 것,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등. 각자가 생각하는 꿈이 다릅니다. 모두가 행복하길 원하지만, 많은 이들이 자신이 불행하다고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다른 이들이 말하는 행복에 자신의 주파수를 맞추고 살다 보니 결국 자신이 진정 행복한 것인지 되묻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행복은 무엇일까요? 함께 시편 1편 1~2절을 읽어봅시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자들이 복 있는 자들,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의 목적대로 사는 것이 바로 행복입니다. 모든 순간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주를 만나 교제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는 삶이 행복인 것이죠.
하지만, 내가 정한 방법, 세상이 주는 방법대로 살다 보면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게 됩니다. 마치 밥을 먹지 않고, 군것질만 하여 헛배가 부른 것 처럼요. 더 이상의 성장과 발육을 기대할 수 없죠. 신앙과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없이는 믿음이 성장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힘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으로는 믿음이 성장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온 세상이 주님이 다스리는 나라임을 선포하셨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온 세상의 창조주이자 통치자이십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주님을 떠나 자신들의 나라에, 원수의 통치 아래 살고 있습니다. 참된 영양이신 주의 말씀을 먹지 않고, 세상이 주는 온갖 불량한 것들을 먹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성장과 발육은 없는 것이죠.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두루 다니시며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셨습니다. 이 세상이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임을 선포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통치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회복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마태복음 4장 23절의 말씀이 바로 그 말씀입니다. 함께 4장 23절을 읽겠습니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이 말씀은 예수님의 사역의 핵심 요약 즉 대전제와 같습니다. 이 땅에서 예수님이 하신 일들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는 것이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그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요약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통치되고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그 땅 백성으로 치유와 회복으로 완전해지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은 그렇게 예수님의 사역을 소개하고 예수님이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나라가 어떠한 모습인지 가르치십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말씀의 시작인 5장부터 7장까지의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나라를 경험한 자들이 예수님을 따릅니다. 수많은 무리가 따랐다고 합니다. 이제 예수님은 산 위에서 제자들과 무리들을 가르치십니다. 오늘 본문 2절에서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라고 나와 있는데 이 표현은 중요한 원리와 핵심을 가르치실 때 나오는 표현입니다. 이제 중요한 가르침이 시작되는 것이죠. 하나님 나라가 어떤 모습이며, 어떤 자들에게 허락된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산상수훈의 말씀 중 오늘은 팔복 중에서 첫번째 말씀과 두번째 말씀을 통해 깨닫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합니다.
우리 함께 3절의 말씀을 읽겠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심령이 가난하다는 것은 배고픔을 느끼는 것입니다. 영적인 배고픔을 말하는 것이죠. 일시적인 배고픔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가난이라는 단어는 ‘완전히 거지 같은 상태’ 를 말합니다. 내 힘으로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매우 갈급하고, 누군가를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죠. 그동안 내가 먹었던 음식들은 나를 더 피폐하고 어렵게 만들었기에 참된 영양을 원하는 상태입니다. 영적 빈곤을 자각하고 겸손히 엎드리는 모습입니다. 그들의 고백은 무엇입니까? ‘도와주세요. 구원해 주세요. 살려주세요. 저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라고 고백하는 자들에게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고 합니다. 천국은 하나님 나라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는 ‘저는 더이상 필요가 없어요. 스스로 살아낼 수 있어요. 지금도 충분해요.’ 라고 말하는 자들에게 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자들에게 허락된 것입니다.
이 고백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출발점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문을 여는 초인종과도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교만한 자들, 배부른 자들, 스스로의 빈곤을 깨닫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열리지 않습니다. 오직 주를 찾기에 갈급한 자들만이 그 나라에 거하게 됩니다. 오랜 세월 찾아 오직 주님만이 답인 것을 안 사람만이 그 나라에 거하게 되는 것입니다. 온갖 군것질만 해서 배부른 사람은 하나님이 차려주신 귀한 밥상의 가치를 알지 못하죠. 그러나, 그들의 결과를 보게 되면 알게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은 저들의 방식으로 자신의 갈급함을 채우고 있습니다. 터진 웅덩이죠. 결국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 채우지 못할 중독이나 결핍으로 고통과 신음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나라는 가난한 자들의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도 그래서 가난한 자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스스로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자들과 동거하시며 그들을 제자로 삼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가난한, 거지 같은 상태, 갈급한 상황에 있는 자들의 것입니다.
우리 함께 4절의 말씀을 읽겠습니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애통은 깊은 마음의 탄식과 고통과 슬픔을 말합니다. 나를 향한 애통도 있겠으나, 이것은 이 세상을 향한 애통입니다. 깨어진 관계, 깨어진 정의, 깨어진 세상을 보며 죄악된 모습을 슬퍼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죄로 인해 깨어졌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나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하나님이 나와 이 세상을 보며 아파하시듯, 나 또한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파하는 것이죠. 이 세상의 결함을 보며 깨닫는 마음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들을 보시며 애통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들으시고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치유와 회복이 있기 전에 애통하신 것이죠. 깨어진 세상을 보시며 그들을 회복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공감하십니다. 하나님은 위로하십니다. 누구보다 가장 많이 아파하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때문에 하나님의 마음으로 시선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자들을 위로하신다는 것은 바로 공감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애통이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바로 온 세상을 회복하시며 치유하시는 구원자 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맡겨 드리는 것이죠. 그러나 해결하시고 온전케 하실 주님의 마음을 아는 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에 거하는 자들의 특권이자 의무입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반드시 치유와 회복이 있습니다.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시는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듣고 먹고 행했던 자들이 이제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으로 회복되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산상수훈 중 팔복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나의 상황과 이 세상의 상황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가난하고 깨어진 상황을 알고 하나님께서 역사하길 것을 기대하고 소망하는 것이죠. 온전케 하실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 필요를 깨닫는 자들에게 임할 것입니다. 스스로 살아가고, 다른 이들의 아픔과 깨어짐에 관심 갖지 않는 자들에게는 결코 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고 복음이 선포되는 것입니다. 현시대는 자신의 안위만을 묻습니다. 내 이익과 내 행복만을 묻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온 세상의 회복을 선포하는 하나님의 복음입니다.
우리 함께지어져가는교회는 단순한 신앙공동체로 우리만의 행복과 안녕을 구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먼저 가난하고 애통하는 자가 되어, 이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는 자들이 되어 기도하며 전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두루 다니며 가르치고 전파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나의 상황만을 놓고 기도하기 보다,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기도합시다. 우리가 무엇을 두고 애통해야 하는지 물어봅시다. 그리고 그런 자가 되기 위해 나의 연약함도 고백하고 나의 가난함도 고백합시다. 오직 주님이 필요합니다. 오직 주님만 역사하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우리의 기도와 그러한 고백이 있을 때 오늘 이곳이 하나님의 나라임을 선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