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잇는 사람
Joy & Strength : October 2025
25년 10월의 강점편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동안 저는 사실 매우 초조했습니다. 교회를 사임하고 무엇인가 빨리 결정하고 결과를 내야할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 사역을 정하고, 개척 장소와 시기를 정하고,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을 다 처리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도 저를 재촉하거나 부담을 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세운 다짐들이었습니다.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현실에 지치고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다가 결국에는 죄책감까지 몰려왔습니다.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체감 속도로 인해 무기력함까지 느끼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다짐하면
다 짐된다."
그런데, 10월이 되니 제 마음 속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오히려 저의 계획들이 무너지고 저의 다짐들이 더이상 효력이 없어지는 순간에 여유로움이 찾아왔습니다. 제가 세운 원칙들과 기대들이 무너지고 나니, 제 주변의 일상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답게 수놓은 낙엽과,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모습들과 가을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때로는 실수해도 되고 넘어져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평안함이 찾아왔습니다. 사실 혼자 해내려 하였습니다. 보란듯이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가족들과 친구들, 동역자들과 만나게 될 사람들을 통해 함께 지어져 갈 것을 기대합니다. 아직 함께지어져가는 교회가 형식적으로 시작되진 않았지만, 이미 시작하였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운동 경기를 보다 보면, 자신의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무너지는 선수들을 보게 됩니다. 코치는 어김 없이 그 선수에게 다가가 이런 조언을 건냅니다. ‘힘을 빼고 부담감 없이 던져!’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는 것입니다. 하던대로, 패턴대로 하는 것입니다. 강점은 자연스럽게 발현이 되는 것입니다. 강점을 쓰려고 의식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하던대로 하다 보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이죠. 좋은 결과를 내고자 노력하는 것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어깨에도 힘이 많이 들어가 있던 것 같습니다. 오십견도 그 증상이었나 봅니다(ㅎㅎ).
"당신의 다짐은 무엇입니까?"
제가 주인공이 되고자 하였던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인생의 주인공입니다. 역할이 다른 것이죠. 각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은 그 사람의 인생을 주요하게 보았기 때문에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조연에게도 인생이 있습니다. 심지어 엑스트라에게도 인생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인생을 살펴보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주목하는 인생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의 인생 또한 내가 주연입니다. 다시 제 역할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제 역할은 바로, 잇는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잇고, 역할과 역할을 잇고, 관계와 관계를 잇고, 인생과 사명을 잇는 사람입니다. 저는 살아 잇는 사람입니다.
1. 통곡의 벽(Wailing Wall, הכותל המערבי’)
이스라엘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통곡의 벽’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이곳 앞에서 무엇을 위해 기도하며, 어떤 분위기가 느껴지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키파를 쓰고 통곡의 벽에 다녀왔습니다. 두려움과 떨림으로 통곡의 벽 앞에 섰습니다. 간절함과 신비로움이 느껴지기도 하였지만, 모두가 기도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율법을 읽는 사람들도 있고, 모여서 논의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방인인 저를 관찰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유대교에서는 통곡의 벽을 지상에서 가장 거룩한 장소로 여깁니다. 왜냐하면, 이 벽 너머에 하나님의 임재가 머물던 지성소(Holy of Holies)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수많은 유대인들이 이 벽 앞에서 기도하고, 기도문을 작은 종이에 적어 벽 틈새에 꽂아 넣습니다. 통곡의 벽은 원래 헤롯 대왕(BC 37~4) 이 예루살렘 성전(제2성전)을 확장할 때 세운 성전산(Temple Mount)의 서쪽 외벽 일부입니다. 성전 자체는 기원후 70년, 로마 제국의 티투스 장군이 예루살렘을 함락하면서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이 서쪽 벽만 남았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이곳을 성전의 유일한 잔존 부분으로 여겨 거룩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성전이 무너진 것을 슬퍼하며 이곳에서 통곡하며 기도했고, 그것이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요2:19
벽 앞에서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무너진 성전을 그리워하며, 하나님께 다시 돌아가길 소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통곡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어떤 벽 앞에 서 있는가?’ 때로는 하나님과 나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생깁니다. 마음의 상처, 실패의 기억, 해결되지 않은 두려움들이 하나님 앞에 온전히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최근 하나님과 나를 막는 벽은 ‘부담감’이었습니다. 수많은 해내야한다는 저의 짐들이 높은 벽이 되었죠.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벽을 허무셨습니다.
이스라엘의 통곡의 벽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여전히 메시야를 기다리며, 성전이 회복되기를 고대합니다. 그러나 제 안에는 이제 하나님이 거하시는 살아 있는 성전이 세워졌음을 고백합니다. 더이상 제게 통곡의 벽은 없음을 선포합니다. 다시 세워진 생명의 벽, 곧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된 예배자로 서고 싶습니다. 또한 주변의 막힌 벽들을 허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주신 사명으로 ‘잇는 사람’ 이고 싶습니다. “하나님, 제 마음 속의 벽을 허물어 주소서. 주의 임재로 제 안을 다시 세워 주소서.”
"살아 잇는 사람 되겠습니다"
2. 함께지어져가는 교회
함께지어져가는교회는 함께 예배합니다. 10월 한 달, 참평안이있는숲교회, 밝은빛교회, 제자와삶교회에서 함께 예배하였습니다. 함께지어져가고 함께이어져가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역할과 사명에 따라 모든 교회가 각 지역으로 흩어져 있지만, 교회의 목적은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구분될 수는 있지만 분리되어서는 안됩니다. 함께 연합하고 소통하면서 지역과 세대를 섬겨야 합니다. 비록 함께지어져가는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하나님나라에 속한 존귀한 공동체입니다.
"그 얼마나 아름답고 즐거운가!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 머리 위에 부은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을 타고 흘러서 그 옷깃까지 흘러내림 같고, 헤르몬의 이슬이 시온 산에 내림과 같구나. 주님께서 그곳에서 복을 약속하셨으니, 그 복은 곧 영생이다." 시133:1-3/새번역
기뻤습니다.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 함께 예배하고 찬양하는 모습! 서로를 축복하며, 서로의 연약함을 채우는 모습! 보배로운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넘쳐 모두를 가득 채우는 사랑을 경험하였습니다. 예수전도단 제자훈련학교(CDTS) 에서의 전도여행이 떠올랐습니다. 멈추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반응하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곳에서 형제자매와 동행하며 동거하는 그 기쁨을 다시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열방의 하나님이시며, 모든 예배하는 자들을 기뻐하십니다. 움직이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함께 지어져 가는 것은, 여전히 움직인다는 증거이겠죠.
3. 강점세미나
'78번째 사명을 찾는 강점세미나'
사명을 찾는 강점세미나의 결과는 이것입니다.
- 나를 더욱 더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 더이상 약점과 단점에 집착하지 않는다.
- 나와 다른 이를 강점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 나의 사명을 향해 달려나간다.
최근 다양한 조직과 공동체에서 세미나를 요청합니다. 참 감사한 일이지만, 제 안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각 공동체마다의 특징과 색깔이 다른데, 여전히 제 마음은 ‘여느 세미나와 같겠지’ 라는 안일함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나 강점을 가지고 있고,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리는 사람인데, 간혹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제게 일침을 가하거나 지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미나가 끝날 무렵 제게 찾아온 깨달음이었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의 첫인상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과연 이 강점이 이 사람의 것이 맞을까? 이 사람에게 지금 강점이 중요한 것일까?’ 라는 제 안의 선입견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저의 마음은 세미나를 마칠 때에 산산히 조각 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입술에서 나오는 선포와 고백은 제가 처음 강점을 접했을 때의 마음을 되살아나게 하였습니다. 누구나 강점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저는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심장이 점점 무뎌져가고 있음을 반성하였습니다.
"강점과 사명을 잇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4. 그리고 그린 책
11월 중에 책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글과 캘리그라피와 일러스트가 함께 이어질 책입니다. 그래서 제목이 ‘그리고 글인 책’ 입니다. 또한 ‘글이고 그린 책’ 이기도 합니다. 짧은 글입니다. 그리고 간편한 그림입니다. 비유로 말하지만 풀영상이기 보다 숏츠에 가깝습니다. 글과 그림에서 하나님의 마음과 작가들의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동와 깨달음이 독자들의 마음 속에서 더 발효가 되는 책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일 묵상, 주일 설교, 강점 테마 이야기, 강점 코칭 이야기, 강점세미나 후기 등을 올리고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제가 생각하고 바라는 일들이 더 구체화 됩니다. 물론 글을 쓰는 과정은 괴롭습니다. 제 마음을 제가 잘 알지 못하기도 하고 글을 쓰는 내내 어떻게 표현해야 다 담아낼 수 있을까 염려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계속 글을 쓰려고 합니다. 글을 쓰면서 저를 만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 쓰는 시간은 내면의 정순태를 만나는 반가운 시간입니다.
5. 성경통독
2025년을 가장 잘 마무리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구약선지서를 통해 하나님이 하실 일들을 기대하면 좋겠습니다. 나의 생각보다 크시고 아름다우신 주님의 말씀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함께 하시기 원하신다면 언제든 제게 말씀 주세요.
6. 24가
최근에 좋은 기회가 되어 차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차량이 노후되기도 하였고, 운행 중에 차가 멈춘 적이 있어서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마침 선교사님을 돕는 사역을 하시는 전도사님께서 차량을 제게 좋은 조건으로 판매해 주셨습니다. 아내와 함께 차를 확인하는데 정말 소름 돋을 정도로 놀라게 되었습니다. 차량 앞 번호가 ’24가’ 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사실 이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역을 위해 지경을 넓히고 싶습니다. 사실 현실적인 상황으로는 이사할 형편이 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순조롭게 하실 줄로 믿습니다.
'강점과 사명 연구소'
함께 꿈꾸고 싶습니다. 추석 연휴를 보내면서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동역자들을 만났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제가 마음에 품었던 이야기들을 꺼냈습니다. 제가 많이 정서적으로 풀어진 것 같습니다. 절친 테마이기 때문이죠. 함께 꿈꾸고 움직일 친구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지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강점과 사명 연구소!’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네요. 조만간 함께 꿈꿀 수 있는 소식들을 전하겠습니다. 10월 한 달도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11월을 기대합니다.
7. 기도 부탁 드립니다.
1) 함께지어져가는교회와 우리 가정의 보금자리를 정하고자 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민감하게 잘 반응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중보해 주세요.
2) 함께지어져가는교회가 하나님의 선한 공동체가 되어 복음을 전파하는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3) 저와 저희 가정을 위한 중보자가 있기 원합니다. 함께지어져가는 교회는 기도하고 헌신하는 자들의 공동체입니다. 동역자와 기도자가 생기도록 중보해 주세요.
4) 온라인 사역을 통해 지경이 확장되기 원합니다. 돕는 손길과 진행하는 과정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5) 강점세미나에 참여했던 모든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캠프 또는 세미나가 열리도록 기도해 주세요. 11월 중에 계획했던 세미나는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간절함으로 달려가 보겠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함께지어져가는교회가 더 많은 하나님의 공동체를 이어가는 아름다운 교회임을 선포합니다.
정거장의 11월 일정
1) 11월 5~7일 – MCN 포럼(경주/2박3일)
2) 11월 10~12일 – 하나복 심화과정(광주/2박3일)
3) 11월 17, 24, 12/1일 – 78차 사명을 찾는 강점세미나(온라인)
4) 11월 18일 – 성경공부팀 강점 세미나(오프라인)
5) 11월 22일 – 영성돌봄교육실천센터 회원의 날
6) 11월 23일~24일 – 개척학교(김포/1박2일)
7) 11월 29일 – 밝은빛교회 여전도회 강점 세미나(오프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