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거장 묵상


두려움 속에서 가장 힘든 것은 가만히 있는 것이다. 줄행랑을 치거나 주변에 무기가 될만한 것을 집거나 발버둥을 치게 되는 것이 당연한데 하나님은 가만히 있으라고 하신다. 적군이 살기를 가지고 달려오는데 가만히 있으라고 하신다. 나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을 향해 어떤 대응도 하지 아니하고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하신다. 내 손에 무기나 능력을 주지 않으시고 주님께서 내가 하겠다고 하신다. 나는…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임재를 알리는 사람이다. 어둠 가운데 빛을 발하는 성령의 역사를 위해 중보하며 간구하는 자다. 거룩함으로 무장되어(마치 주님께서 감람산에서 기도하시듯이)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나아가는 자다. 그러나 최근 나는 그 등불을 켜지 못했다. 내 상황, 내 고통과 고민에 몰두했다. 거룩한 기름을 준비하지 못했고, 밤을 밝히지 못했다. 다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간다. 최근 중보기도의 요청을 받는다.…

하나님은 승리하신다. 아말렉과의 전투에서 하나님은 대대로 더불어 싸워 이기실 것을 말씀하신다. 그런데 가만 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과도 싸우시는 듯 하다. 광야에서 고기가 없다고, 물이 없다고, 승산이 없다고 원망하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같다. 하나님의 전쟁은 적군을 향해서도, 스스로를 작게 여기고 원망하는 아군을 향해서도 이루어진다. 내 삶도 그렇다. 하나님은 어쩌면 나와 싸우시는 시간이 더 많은 듯…

야곱의 축복이 이어진다. 그러나 단 지파를 향한 축복 이후에 야곱의 혼잣말 같은 선포가 이어진다. 단의 미래를 보았으리라. 단으로 인한 우상숭배와 타락을 보았으리라. 그러나 주의 구원을 선포한다. 그럼에도 주가 하실 일을 기다린다. 하나님은 나의 연약함과 죄악까지도 다 아시지만, 여전히 나를 향한 사랑과 긍휼과 구원을 멈추지 않으신다. 나는 기다린다. 믿음은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반드시 주님의 구원은 내게…